―서울시자원봉사협의회 발기인 회의에 부쳐
위기의 시대, 자원봉사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야
기후위기와 초고령사회, 지역소멸과 사회적 고립 등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공동체의 재구성이 절실하다. 이 위기 상황 속에서 자원봉사는 단지 도움을 주는 손길이 아니라, 사회 회복의 실마리를 만들어내는 실천이어야 한다. 이제 자원봉사는 과거의 ‘봉사시간 채우기’나 ‘행정 주도 사업’의 틀을 넘어, 시민 스스로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는 공동체적 실천 방식으로 거듭나야 한다.
서울시자원봉사협의회(이하 서봉협)는 이러한 전환기의 요구에 응답하며 출범했다. ‘새로운 커뮤니티, 새로운 심볼’을 기치로 내건 서봉협은 자원봉사 당사자들이 스스로 연결되고, 협력하며, 지역사회 안에서의 역할을 재정의하려는 플랫폼이다. 이는 단순한 조직의 창립이 아니라, 자원봉사를 다시 쓰려는 움직임이자, 시민사회에 던지는 선언이다.

“자원봉사의 힘, 서울을 잇다” 2025년 7월 16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_스퀘어에서 열린 ‘서울시자원봉사협의회 발기인 단체 대표 회의’에서 서울 각 자원봉사 단체 대표들이 시민 중심의 자원봉사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기존 체계를 넘어서는 ‘균형의 조직’으로서 서봉협
현재 우리 사회의 자원봉사 구조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행정기관은 정책과 재정적 기반을 제공하고, 자원봉사센터나 사회복지시설 등 중간 지원조직은 기록과 교육, 인증을 담당한다. 여기에 참여자, 즉 자원봉사자는 통상 소비자적 위치에 머물러왔다.
서봉협이 지향하는 바는 이 구조를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것이다. 행정과 중간 지원조직의 구조적 틀 위에, 자원봉사 당사자가 중심이 되는 제3의 축, 곧 균형의 조직을 세우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봉사활동의 질적 변화와 주체성 회복을 꾀하고자 한다.
특히 1365포털이나 VMS 같은 기존 시스템은 참여 이력과 실적 중심의 관리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서봉협은 경험의 깊이, 실천의 맥락, 공동체적 의미를 조직화하려 한다. 이는 단순한 플랫폼의 기능을 넘어, 지역과 사람, 삶을 연결하는 사회적 인프라로서의 자원봉사 체계를 확장시키는 방향이다.

“서울 자원봉사, 시민 중심의 거버넌스를 향해” 2025년 7월 16일, 서울시자원봉사협의회 발기인 단체 대표 회의에서 서울시 각 자원봉사 단체 대표들이 온드림소사이어티_스퀘어에 모여 새로운 협력 체계와 시민 주도 구조의 비전을 공론하고 있다.
선도조직이자 반영조직 – 이중 정체성의 실험
서봉협은 자원봉사 생태계 안에서 선도 조직과 반영 조직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추구한다. ‘선도조직’으로서의 서봉협은 자원봉사의 미래를 주도하는 패스 파인더(path finder)의 역할을 맡는다. 즉, 커뮤니티 오거나이징, 디지털을 결합한 청년과 시니어의 교차 멘토십, 도농상생, 세대연대 디자인, 마을자원과 결합한 생활형 자원봉사 등 새로운 모델을 발굴하고 실험하는 역할이다.
동시에 서봉협은 ‘반영조직’으로서, 현장의 자원봉사자와 단체들의 목소리와 실천을 조직의 방향에 충실히 반영하고자 한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자조모임, 전통적인 봉사단체, 청년 주도 네트워크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를 구조화하여 정책과 제도에 반영하는 회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중 정체성은 단순한 실행조직을 넘어, 자원봉사 생태계 전체의 ‘거울’이자 ‘나침반’ 역할을 서봉협이 맡겠다는 선언이다.
공동체의 복원을 넘어, 시민 주권 시대를 향하여
자원봉사는 단순한 선행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을 지키고, 타인을 이해하며, 사회를 재구성하는 시민의 주권적 행위다. 그런 점에서 서봉협의 출범은 자원봉사를 ‘다시 쓰는’ 실천적 기획이다. 그리고 이 기획은 자원봉사를 매개로, 새로운 공동체를 회복하고, 시민들이 스스로의 삶을 조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려는 시도다.
지금 우리 사회는 ‘왜 자원봉사자인가’라는 질문을 넘어, ‘자원봉사는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서봉협은 이 질문에 실천으로 답하려 한다. 그리고 그 실천은 바로 지금, 여기, 우리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